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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오미야] 관계와 성격이라는 것에 관하여

리맨물

니노미야는 성격이 특이하다. 음. 그래 인정하자면 그렇게 좋지는 않다. 좋아하는 것은 항상 자신의 눈앞에 있어야하지만, 그게 자신의 생활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니노미야는 웃으면 축 내려오는 눈매가 강아지를 닮았다는 말을 자주 듣곤 한다. 그것도 아주 순하고 순종적인 리트리버라던가 그런 종들. 처음 보는 사람에게도 낯을 가리지 않고 특유의 순한 인상으로 스킨쉽을 자주 하는 편이기에 그와 자주 만나지 않는 사람들은 그를 순한 강아지같은 사람이라는 말로 설명을 한다. 글쎄. 그런 평이 가끔 그의 귀에 들어오고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이 그런 얘기를 꺼내면 니노미야는 늘상 있는 일인 말을 내뱉는다.

“좋은 평가를 굳이 나서서 고칠 필요는 없잖아?”

본인이 그렇게 느꼈다는데. 뭐. 라는 뒷말을 이어가며 니노미야는 어깨를 으쓱한다. 내가 손해를 보는 것도 없고. 그렇잖아? 그 사람은 그런 니노미야 카즈나리를 알게 돼서 좋은 거고, 나는 칭찬 들으니까 좋고. 서로 윈윈이네. 니노미야는 자주 하는 제스처를 취한다. 예의 그 웃음을 지으면서 고개를 살짝 모로 기울이는 거다. 이 순한 웃음 뒤에는 윈윈이니 손해니 하는 모든 관계를 이득과 손해 계산으로만 생각하는 순수한 척 하지만, 자기의 손해는 전혀 참지 못하는 스쿠루지가 이빨을 드러내고 있다. 그 손해는 감정적이나 금전적인 것 전부를 인지만 하게 되면 그 이빨로 누구든 물어뜯어 버릴 지도 모른다. 아마 금전적인 경우에는 더 처참하겠지만.

“여보세요.”

“아, 나야!”

“응. 아이바씨. 왜?”

니노미야는 전화를 받으며 게임을 중간 저장했다. 몇 달 전에 구매했지만, 너무 바빠서 하지 못했기에 휴일인 오늘 몰아하는 중이다. 게임은 저축을 제외하면, 그의 유일무이한 취미로, 아마 게임을 위해 살아간다고 해도 딱히 반박을 못 할 수준이다. 보통 이럴 때는 전화기를 무음으로 하거나 꺼두거나 하지만 오늘은 전화를 켜두고 착신음을 최대로 해둔 것도 모자라 앉은 자리의 바로 옆에 두었다. 언제라도 받을 수 있게 말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지금 전화를 한 아이바 마사키 때문이다. 솔직히 따지자면 그와 함께 있는 오노 사토시 때문이지.

“왜긴 뭐가 왜야. 전화했던데?”

아이바의 목소리 사이에서 잔잔한 음악소리가 들린다. 음. 소위 말하는 분위기가 좋은 음악에 니노미야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둘이니까 당연히 시끄러운 이자카야에 갔을 줄 알았는데. 그는 아침부터 생각한 거짓말을 내뱉었다. 오노와 아이바의 약속을 듣고 나서부터 생각한 것들이다. 약속을 들었을 때가 저번 주 주말. 그리고 토요일인 지금 해는 지고 있으니, 얼마나 치밀하고 확실하게 계획을 했는지도 감이 온다. 요지는 그거다. 주말에도 오노 사토시와 만나고 싶다. 하지만 최대한 그에게 향한 마음을 티를 내지 않는 상태에서.

“아, 집에 놀러오라고. 부장님한테 선물로 케이크를 받았는데, 혼자 먹기는 너무 커서.”

선물은 무슨 금요일인 어제 금쪽같은 월차를 내고 아침부터 유명한 케이크 집에서 두 시간이나 시간을 허비하며 만 오천엔이라는 거금을 들어 사온 고급 초콜릿 케이크다. 단 것을 좋아하는 걸로 유명한 자신이 속한 회계부서 부장님의 이름까지 들먹였다. 꽤나 손이 커서 뭔가를 선물하면 크게 받는 다는 것도. 아이바가 있는 영업부서까지 그 명성이 따라갔기를 바랄 뿐이었다.

“정말? 지금?”

케이크라는 말에 조금은 텐션이 높아진 대답이 들렸다. 그 말에 니노미야는 일주일 전부터 정리를 하고 아침에는 대청소를 한 집을 둘러봤다. 응. 괜찮네.

“오늘 아니면 내일. 유통기한이 얼마 안 남았어.”

냉동하시면 일주일정도는 보관 가능해요라는 점원의 말이 들리는 듯 했지만, 무시했다.

“음. 근데 나 지금은 곤란해. 오노씨랑 같이 있어.”

알아. 그래서 전화 한 거야. 니노미야는 말을 삼키고는 짐짓 놀란 척 대답했다.

“그래? 괜찮으면 같이 와도 되는데. 케이크 꽤 크거든.”

만 오천엔이나 하니까. 그것도 세금은 별도로.

“잠깐만 물어볼게!”

“응.”

아이바는 꽤 오래된 소꿉친구다. 중학교부터 회사까지 같은 곳을 다녔으니까. 뭐 대학의 과나 부서는 전혀 달랐지만. 성격이 모난 그가 이렇게 오래 된 친구가 있다는 건, 아이바의 단순함이 꽤나 큰 자리를 잡고 있을 것이다. 뭔가 대화를 하는 소리가 들린다. 간간히 웃는 소리도 들리는 게 꽤나 짜증이 났지만, 니노미야는 한 쪽 손으로 게임 컨트롤러를 만지작거리는 것이 전부였다.

“잠깐만 전화 바꿀게!”

“어, 뭐?”

갑작스레 들리는 말에 니노미야는 눈을 크게 떴다. 이건 생각지도 못했는데.

“여보세요.”

“아 네. 니노미야입니다.”

아. 그래. 대답하는 목소리는 딱히 취하진 않은 것 같다. 텐션이 높은지 낮은지도 감이 오지 않았다. 오노 사토시에게 가장 어울리지 않는 말이 아닐까. 예측이라던가 텐션이라던가. 그래서 좋은 거지만.

“케이크. 어디거야?”

니노미야는 피식 웃어버렸다. 뭔가 예측을 할 수가 없는 사람이다. 그는 일어나서 부엌에 있는 냉장고의 문을 열고서 프랑스어로 된 가게의 이름을 읽었다. 밑에 일본어로 적혀있어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창피할 뻔 했다. 디저트에 있어서는 꽤나 지식이 많은 그니까. 지식이 많다는 소리는 결국 좋아한다는 소리다. 그것도 엄청나게. 프로그래밍부서에서 가장 미지의 인물이라는 별명을 붙이고 다니면서도 영업부서에서 가장 낯을 가리는 아이바와 친해진 건 아마 취미가 맞았기 때문이다. 디저트를 먹는 것.

“흐음. 거기면 예약도 안 받는데다 줄도 길 텐데.”

“모르겠네요 받은 거라.”

“크다고 했지? 그럼 가격도 꽤 나갈 텐데.”

“네. 답례로 뭘 드려야할지 모르겠다구요.”

니노미야는 자신이 생각해도 웃길 정도로 빠르게 말을 지어내고 있었다. 한창 면접을 보러 갔을 때도 이렇게만 했다면 좀 더 좋은 회사에 들어가지 않았을까.

“집에 홍차 있어?”

“…아니요.”

진짜 예측을 못 하겠네. 갑자기 홍차는 왜.

“그럼 사갈게. 지금 거기로 출발할 테니까.”

“네?”

“아이바. 니노미야 집 알아? 아 휴대폰. 여기.”

아마 휴대폰을 여전히 잡고 있는 채로 아이바에게 말을 걸었을 게 분명한 소리가 들렸다. 그래 이런 점이 좋다니까. 일은 정말이지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하면서도 그 외의 부분에서는 나사가 빠진 것처럼 행동하는 것들. 애초부터 회계 따위가 아니라 프로그래밍을 희망했던 니노미야로써는 좋아하다 못해, 존경까지 할 정도의 인물이었다. 회사 내의 회계 프로그램은 다른 회사들이 쓰고 있는 보편적인 프로그램이 아니라, 회사의 내부 관리에 딱 맞는 프로그램이었다. 꽤나 복잡한 코드를 썼을 텐데도 그가 근무하는 4년 간 오류라고는 발견한 적이 없었다. 보기에도 깔끔하고 쓰기에도 편하고. 그런데다가 이걸 혼자 기획하고 3년차인 때였을 텐데 진두지휘를 했다는 것이 정말이지.

전화를 바꾼 아이바의 목소리가 들렸다.

“니노. 우리 아마 삼십분쯤 걸릴 거야. 조금 있다가 봐-.”

“아, 응. 알겠어.”

니노미야는 전화를 끊고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을 찾아 청소를 했다. 삼십분이니까 조금 있다가 준비한 그릇을 꺼내놓고, 아 너무 티가 나려나. 그럼 포크는 집에 있는 걸 사용하자. 새로 산 포크세트는 포장도 안 뜯었으니까. 나중에 신품중고로 팔면 된다. 니노미야는 바쁘게 움직이다가 문득 자신이 오노와의 잠깐의 그것도 단 둘이 아닌 티타임을 위해서 이렇게 돈과 시간을 들이고 있는 것을 눈치 챘다. 존경해서 그래. 존경해서. 그의 프로그래밍의 지식이라던가 기획을 한 의도라던가 그런게 궁금해서. 사내 정보지를 보면 곧바로 나오겠지만 실제로 듣는 건 다를 테니까. 니노미야는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자기자신의 감정을 숨기고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이 모든 행동의 근거인 감정은 연심이요, 사랑인 것임을 알면서도.


뚝.

아이바는 전화를 끊고는 오노를 보며 물었다.

“정말 가시게요?”

“뭐, 초대했으니까.”

오노의 대답은 평소 그대로 평온한 말투였지만, 입가에 그려진 미소에 아이바는 몰래 웃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오노 사토시는 니노미야의 작업이라고 해야 할지, 아 이건 좀 오래된 단어던가. 뭐 어때. 어찌되었든, 아이바가 알아온 니노미야 그 답지 않게 꽤나 귀여운 행동을 하고 있는 것을 즐기고 있다.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기 위해 이런 행동을 하는 것들.

니노미야가 오노에게 꽤나 관심이 있다는 건, 프로그래밍 부서의 전부가 알 것이다. 그 관심이 존경이라는 것만 알고 있겠지. 당사자인 오노와 그들의 주위에서 가장 가까운 사람인 아이바를 제외한다면.

입사초기에 일대일도 아닌 강연식으로 프로그램을 처음 알려줄 때를 제외하면 거의 만날 일이 없는 부서 간에서 이런 감정이 생긴다는 건 꽤나 특이하다. 오노 사토시는 회사에서 이름 난 사람이긴 하니까 자신이 모르는 몇 명이 더 있을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니노미야처럼 이렇게 강하게 감정을 표하는 사람은 잘 없다. 굳이 층도 다른 프로그래밍 부에 와서는 모르는 것을 물어본다거나-그것도 그의 상사가 알법한 것들을 오노를 지명해서-영업부에 있는 아이바에게 오노씨는 디저트를 좋아한대, 잘 맞겠다라면서 소개를 시켜준다거나, 적어도 니노미야는 자신의 사람을 누구에게 소개시켜주는 행위는 잘 하지 않았다. 그 이후로 인도어파인 그가 아이바에게 이런저런 것들을 묻기 위해-당연히 오노를 향한 것들-휴일에 밖에서 만나는 약속을 꾸준히 잡는 것들. 그게 되지 않는다면 휴일에 누구를 만나느냐고 물어서는 오노를 만나는 시기에 이렇게 부재중 연락을 남겨두는 행위. 눈치가 빠른 편도 아닌 아이바가 그 감정을 캐치하는 건 금방이었다.

그리고 낯도 가리는 데다 거짓말도 잘 못하는-도대체 왜 영업부에 있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종종 들을 정도로-그가 자주 만나는 오노 사토시에게 항상 전화가 오는 사람이 니노미야라는 걸 들킬 수밖에 없었다. 어쩌면 니노미야도 그걸 바라고 있을지도 모르지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쩌겠어. 이런 역할은 나랑 정말 안 맞는단 말야 니노.

아마 세 번째의 만남이었을거다. 그때 먹었던 다쿠아즈가 정말 맛있어서, 아 아무튼 그 때, 또 울리는 전화기를 보고는 차라리 니노미야도 같이 부르지 그래? 라는 말을 했을 때, 아이바는 확연하게 놀라는 표정을 지을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아셨어요?’

‘매번 그러잖아 그 녀석. 왜 그러는 거야?’

‘그..그러게요. 할 말이라도 있나?’

아이바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말을 돌렸고, 오노는 더 이상 말을 이어가지 않았다. 그 날 아이바는 오노와 헤어지고 나서 곧바로 니노미야에게 이런 얘기가 있었다는 전화를 했었지만, 니노미야 또한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다. 그 다음 근무일 점심시간에 오노가 그에게 찾아갈 줄은 생각도 못했었다. 그것도 아이바를 함께 대동해서. 점심이나 하자는 오노의 말에 놀라며 살짝 얼굴을 붉히는 니노미야를 보고 아이바는 자신의 추측에 확신이 들었다. 무슨 일이냐는 표정으로 니노미야는 아이바를 봤지만 아이바는 어깨나 으쓱할 뿐이었다. 아이바는 자신의 말이 혹시 실수가 될까, 니노미야도 비슷한 이유로 말을 꺼내지 않았다. 그 어색한 식사시간의 침묵을 깬 건 오노였다.

‘무슨 할 말 있다고 들었어. 마사키한테서.’

마사키라. 오노는 항상 그를 아이바라고 불렀다. 굳이 니노미야 앞에서 그런 친해 보이는 호칭을 불렀어야했을까?

‘아, 할 말이요?’

이 때의 당황하는 니노미야의 얼굴은 정말이지 웃겨서 사진이라도 찍고 싶었다. 아마 실제로도 그를 보는 아이바의 얼굴은 웃음을 참고 있었으리라. 니노미야가 꽤나 날카롭게 노려보고 있었으니까.

‘항상 전화하잖아. 마사키한테.’

‘아, 그건 아이바씨한테 용무가 있어서-.’

‘그래? 사이가 좋네.’

‘아, 뭐...’

‘난 또, 나한테 용무가 있는 줄 알았지.’

그 말에 니노미야는 눈을 크게 떴다.

‘뭐 할 말이라던가?’

떠보고 있다. 이건 아이바도 알 수 있었다. 아마 대충 눈치는 채고 있겠지. 니노미야의 성격이 보기 드문 성격이라는 건 알고 있다. 하지만 오노에 비하면 비교적 흔한 성격이 아닐까? 도저히 무슨 의도로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지 알 수가 없으니까. 원하는 게 뭘까. 앞의 사람이 자신으로 인해서 안절부절 못하는 걸 즐기기라도 하는 건가? 아이바는 멍하니 오노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그는 보기 드물게 밝게 웃고 있었다. 그렇지만 시선은 니노미야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없다면 그것대로 좀 서운하네.’

아이바는 직감했다. 선수다. 이 사람은. 정말로. 아이바는 니노미야를 만난 기간 동안 그가 관계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 한걸 본 적이 없다. 말 그대로 뭔가 자신의 기준에 따라 이득을 줄 사람, 아닌 사람을 구분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말이야. 아이바는 멍청하게 오노를 보는 니노미야의 표정에 웃지 않았다. 앞으로 자주 볼 것만 같은 표정이라서. 이번에는 꽤나 힘들게 됐네. 니노.


“자 그럼 가볼까. 아이바?”

오노는 텐션이 높아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아이바는 씩 웃으며 대답했다.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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