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내용으로 건너뛰기

[카라토도아츠] 세개의 계절 샘플

a5 90p/ 10,000 /

매진감사합니다!^^

1월디페 아츠토도쁘띠온에서 재판매합니다. ^0^ 

신간인 네개의 겨울이지나고와 함께구매하시면 구간가격인 9,000에 구매 가능합니다 


선입금폼 >>http://naver.me/GnrbI5rN 

통판폼>>http://naver.me/x4oUdKZT




표지샘플입니다
표지샘플입니다

1. 계절

2. 봄 (토도마츠)

3. 여름 (카라마츠)

4. 가을 (아츠시)

로 예정되어 있으며, 서로 엇갈린 카라마츠와 토도마츠의 사랑이 아츠시로 인해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계절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나는 냄새는 다들 다르다. 봄의 향긋함과 여름의 상쾌함, 가을의 포근함과 겨울의. 토도마츠는 겨울의 냄새를 좋아했다. 이유는 다른 계절에 비해 냄새가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는 냄새에 민감했다. 사람을 맨 처음 만났을 때 느끼는 첫 인상은 얼굴 보다는 그 사람 특유의 냄새로 사람을 판단하곤 했고, 그랬기에 자신에게 어떤 향기가 나는 지에 대해 가장 신경을 많이 썼다. 그랬기에 그는 자신에게서 형제들과 다르게 나는 냄새에 대해 금방 눈치를 챘고, 형제들과 같은 드라마를 보면서도 다른 성별의 주인공에게 두근거리는 자신을 보고 놀라지 않았다. 그냥 그런 자신을 받아들였다. 이건 고약한 냄새가 아니다. 단지 다른 향기일 뿐이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니까 전혀 독이 될 것이 없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토도마츠는 여섯 쌍둥이다. 그것도 일란성인. 이 말만으로도 그의 인생에서 형제들을 빼놓고는 말 할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영혼과도 같은 그의 형제들에게 자신에게 나는 조금은 다른 향기에 대해 당연히 형제들은 알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당연스레 여자아이들과 친구처럼 지내며 남자아이들에게 두근거리는 마음을 품는 것도 안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는 그렇다. 자신의 눈에 있는 것이 전부인 것처럼. 자신이 아는 세계가 모든 세계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같은 시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같은 년도 같은 날에 태어난 형제들은 머리가 굵어감에 따라 서열을 나누고는 했다. 그것이 초등학교 이학년. 집에서만 배웠던 사회를 벗어나, 처음 만난 또래 사회인 초등학교를 다니고 그들만의 문화를 형성하며 배우고 여기저기서 들어온 것으로 형제들 간의 문화를 만들어 내었다. 장남인 오소마츠가 장남이나 형 따위의 말을 시작한 때이기도 했다. 그것을 시작으로 학교 밖에서는 각자 형이라는 호칭을 불러가며 얘기를 하였고, 그들은 그것에 맞춰 성장을 해갔다. 토도마츠 또한 그들과 함께 자라나며 자신의 행동이나 관심이 형제와 같은 남자아이들과는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창 편을 나누며 놀았던 때에는 항상 여자아이들과 같은 편이었다. 딱히 그것에 상관없어 했던 형제들은 단지 부럽다는 말만 할 뿐이었다. 토도마츠는 그런 주위의 시샘을 받는 것을 좋아했고 더욱 더 그런 행동에 자신을 가졌다. 분홍색 옷을 입는다던가 귀여운 액세서리를 가방에 단다거나, 남자아이들을 보면서 가슴을 설레 하며 혼자 밤 잠 못 이루기도 하였다.


초등학교 사학년, 이제 이성에 눈을 뜬 형제들은 삼삼오오 거실 탁자에 모여 자신의 반에서 마음에 드는 여자 아이들에 대해 얘기를 했었다. 자기 반의 양 갈래 머리의 여자아이가 귀엽다, 치마를 입고 온 여자아이의 모습이 너무 이뻤다 라는 형들의 얘기를 들으며 토도마츠는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형제들의 모든 순서가 끝나고 나서야 토도마츠는 발언권을 가질 수 있었다. 그들의 얘기를 들으면서 몇 번이나 생각났던, 자기반에서 제일 달리기가 빨랐던 남자아이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를 보며 설렜던 마음이나, 체육 시간에 자신을 도와준 일에 대해 즐겁게 얘기를 했다. 그리고 그런 그에게 돌아오는 대답이라고는.


“걔는 남자잖아.”

“친구로 말고 사귀는 거~. 토도마츠는 아직 어려서 몰라?”


같은 나이임에도 막내인 토도마츠를 어린아이로 보며 그의 머리를 귀엽게 쓰다듬는 형제들은 사뭇 다른 세계에 있는 느낌이었다. 그런 반응에 당황하며 토도마츠는 고개를 젓고 다시 말했다. 나의 조금 다른 향기를 말해도 될 때이다.


“아니, 같은데.”

“뭐가?”

“형들이랑 그냥 취향이 다른 것뿐이잖아? 느끼는 감정은 같다고. 사귀고 싶어.”


어린 아이는 자신이 아는 세계가 모든 세계의 기본이라고 생각한다. 토도마츠는 어렸기에 당연히 자신의 취향을 말했을 뿐이었다. 쵸로마츠가 양 갈래의 여자애를 좋아한다는 것이나 오소마츠는 키가 작고 귀여운 여자애를 좋아하는 것과 같다.


“나는 남자애랑 사귀고 싶어. 그것도 멋지고 운동을 잘하는 아이로.”


확신에 찬 목소리로 말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형제들은 어깨를 으쓱했다. 토도마츠는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대한 주장이 강했다. 옆에서 아무리 말을 해도 듣지 않았다. 형제들은 그것을 알았기에 그러냐는 대답과 함께 친구들에게는 말하지 말라는 말만 할 뿐이었다. 토도마츠는 그 조언인지 모를 말을 듣지도 않았지만.


그런 대화 이후 형제들은 은근히 토도마츠를 피했다. 자기 일에 둔한 토도마츠도 눈치 챌 만큼. 토도마츠는 그것을 그냥 학교에서 친구들이 하는 편 가르기 정도로 생각했다. 좋아하는 것이 다르니까 편이 다른 것뿐이지. 나는 남자를 좋아하는 애들하고 놀면 돼. 그런 생각에 토도마츠는 전보다 더욱 더 여자아이들과 함께 있었다. 쉬는 시간에 좋아하는 이성에 대해 얘기를 하던 여자아이들의 무리에 끼어든 토도마츠에게 그를 좋아했던 한 여자아이가 입을 조심스레 열었다.


"톳티는 우리 중에 누가 제일 좋아?"


토도마츠는 여자아이들 사이에서 인기가 좋았다. 또래 남자애들과는 다르게 섬세하고 잘 챙겨주는 편이었으며 얼굴도 귀여웠고 애교도 많았다. 그들에게는 큰 매력으로 느껴졌고, 그를 좋아하던 여자아이들도 꽤 여럿 있었다. 그 질문을 받은 토도마츠는 설레는 마음에 신나게 입을 열었다.


"나는…."

"토도마츠."


그가 오랫동안 꿈꿔온 좋아하는 취향에 대한. 타인을 향한 첫 고백은 같은 반이었던 쵸로마츠의 부름에 막혀버렸다. 타이밍 좋게 자신의 뒤로 와 할 말이 있다며 말을 끊은 그는 토도마츠의 손을 잡고 그대로 그를 복도로 끌고 나갔다. 토도마츠는 그 와중에도 여자아이들에게 미안하다며 손을 흔들었다. 나름의 예의였다. 복도로 나온 토도마츠에게 쵸로마츠는 진지한 얼굴로 조용히 말했다. 평소 오소마츠와 대등할 정도로 장난꾸러기인 -오소마츠는 다른 반이었기에 반에서는 거의 최고의 말썽쟁이인- 그의 그런 표정이나 작은 목소리는 거의 처음 보는 것이었다.


"너, 우리가 한 말 잊었어?"

"어떤 말?"


그런 그의 대답에 토도마츠는 자신도 모르게 조용하게 대답을 했다. 무언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느낌에 토도마츠는 반짝거리는 눈으로 그를 쳐다봤다. 쵸로마츠는 토도마츠의 그런 눈에 약했다. 하지만 이번은 아니었다. 그는 표정을 풀지 않은 채로 여전히 조용하게 말했다. 조용했지만 강압적인 말투였다. 형제의 서열이라는 말이 문득 생각났다. 자신이 잘못하거나 실수하였을 때에만 적용되는. 뭔가 잘못되었나?


"우리가 그런 얘기는 학교에서 하지 말라고 했지?"

"그런 얘기라니?"


아무것도 모른다는 그의 표정에 한숨을 쉬고는 쵸로마츠는 주위를 둘러봤다. 쉬는 시간이 끝나가고 있었기에 복도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쵸로마츠는 한 층 더 조용한 목소리로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속삭이는 듯 한 목소리에 토도마츠는 쵸로마츠에게 더 얼굴을 가까이했고, 쵸로마츠는 얼굴을 대로 구겼다. 꾸미지 않은 제대로 된 경멸의 표정이었다. 목소리도 그와 함께 똑같이 나왔다. 경멸의.


"너 남자 좋아하는 거"


저번에 말한 형제들과의 대화에서 자신이 말 한 것이었다. 토도마츠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자신과 똑 닮은 형제를 바라봤다.


"그게 왜?"


그의 순진한 대답에 하-. 쵸로마츠는 신경질적으로 머리를 긁었다. 쉬는 시간이 끝났다는 종소리가 복도에 울렸다. 다음 시간이 뭐더라? 토도마츠는 기억속의 시간표를 더듬어 갔다. 보건 시간이었던 것 같은데. 그런 시답잖은 생각을 하는 토도마츠의 손목을 다시 잡고 쵸로마츠는 교실로 들어갔다. 자신의 자리에 돌아가지 않고, 토도마츠의 옆 자리에 있었던 아이에게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다. 말만 부탁이지 거의 그를 밀치듯이 밀어냈다. 토도마츠의 옆 자리의 아이는 그런 쵸로마츠의 부탁 아닌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하고 그의 자리로 갔다. 쵸로마츠는 자리에 앉아 토도마츠의 책상을 톡톡 쳤다.


"앉아."

“네가 왜 거기 앉는데?”


형이라는 호칭을 떼고 말하는 것으로 자신의 불쾌함을 나타낸 토도마츠는 이내 들어온 선생님에 의해 자리에 앉고 말았다. 보건 시간은 선생님이 나눠주는 간단한 프린트 물과 함께 영상을 보는 시간이었다. 시험도 치지 않고, 숙제도 없는 수업이라 다들 마음 편하게 잠을 자거나 시끄럽게 하지 않는 선에서 자신의 일을 하곤 했다. 앞자리에서 넘겨받은 프린트 물을 받고 습관처럼 그것을 덮고 잘 준비를 하는 토도마츠를 옆자리에서 쵸로마츠가 툭툭 쳤다.


"수업시간에 자면 쓰나-."


아니 이 형이 왜 이런대? 수업시간에 항상 떠들거나 잠을 자기만 했던 사람이? 토도마츠는 아까부터 이상한 형을 보며 입을 삐죽 내밀고는 프린트 물을 읽어 내려갔다. 오늘의 주제는 2차 성징에 관한 이야기였다. 여성과 남성의 알몸과 생식기의 단면도 따위가 그려져 있었다. 아이들은 그것을 보며 부끄러워하기도 하고 웃으면서 큰 소리로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보건 선생님은 그런 아이들을 저지하고 영상을 틀어주었다. 교실의 불이 꺼지고 영상이 켜졌다. 깜깜해진 배경에 눈을 익숙하게 하기 위해 눈을 깜빡이는 토도마츠의 옆에서 쵸로마츠는 예의 복도에서처럼 조용히 말을 했다.


"오늘 수업 잘 들어. 중요한 거니까."

"네-. 네-."


여전히 입을 삐죽 내민 토도마츠는 나 삐졌으니까-.라는 말투로 대답을 했다. 영상은 청소년들의 연애에 관한 내용이었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이 서로 사랑을 해 고백을 하고 연애를 하는 것을 보여주며 건전한 연애란 어떤 것인가를 알려주고 있었다. 건전한 연애. 남자친구와 여자친구. 애인. 결혼.


토도마츠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왜 여자와 남자, 서로 다른 성별들이 연애를 하는 것만 보여줄까? 자신이 형제들과 봐 왔던 드라마나, 지금 교육용으로 틀어준 영상도 그렇고, 여자아이들이 보면서 좋아하는 로맨스 소설도 그랬다. 여자는 남자를 사랑하고, 남자도 여자를 사랑한다. 남자를 사랑하는 남자는 본 적이 없었다. 어? 토도마츠는 고개를 갸웃했다.


영상에서 행복한 연인이 손을 잡고 길을 걷는 것이 나왔다. 여자아이들은 수줍어했고 남자아이들은 민망한 듯 딴청을 피우거나 다른 책을 보는 척 책을 뒤적거렸다. 토도마츠는 그런 무리들과는 다르게 혼란스러운 눈으로 그것을 제대로 보고 있었다. 툭. 쵸로마츠가 그를 쳤다.


"어때."

"…뭐가."

"뭔가 이상하지 않아?"


그의 말에 토도마츠는 이제야 형제들이 왜 그에게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했다. 아이들은 다른 것에 편을 나눠서 행동한다. 이성을 좋아하는 편이 있고 동성을 좋아하는 편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주위에는 거의 다 아니, 자신을 제외하고는 전부 이성을 좋아한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동성을 좋아한다고 말한다면 외톨이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요, 같은 학교를 다니고 같은 얼굴을 해 매번 사람들이 헷갈리는 형제들 또한 같은 취급을 받게 될 것이다. 다르다고 생각했던 향기는 어쩌면 형제들에게 고약한 향기일 수도 있다. 자신이 어떻게 하냐에 따라. 토도마츠는 무의식적으로 자신의 팔에 코를 박고 킁킁댔다. 자신에게 이상한 향기가 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조심해."


쵸로마츠는 조용히 마지막 경고를 하고는 엎드려 잠을 청했다. 토도마츠는 멍하니 영상을 쳐다보며 자신의 팔이나 옷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지 않을까 수도 없이 체크를 했다. 아무런 냄새가 나지 않았지만 자꾸 어디선가 날 것만 같은 불안감에 자꾸 코를 킁킁대었다.


그 날 이후 토도마츠는 유난히 주위의 눈을 신경 쓰게 되었다. 혹여 자신이 동성을 좋아하는 것이 들킬 까봐 남자아이들 근처로는 얼씬도 하지 않았으며, 형제들과 집에서는 자주 하는 스킨십도 많이 줄어들었다. 여자아이들이 이상형을 물어보면 항상 잘 모르겠다는 얘기만을 반복했다. 조금이라도 말하는 순간 물꼬를 튼 것 마냥 막힘없이 줄줄 얘기할 것만 같았기 때문이다. 토도마츠는 남들과 다르기에 숨겨야 했던 자신의 취향이 조금은 밉기도 하였다. 친구들과 함께 놀 때에도 이 말을 할까봐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는 것도 너무 싫었고, 무언가를 숨기는 느낌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비밀을 아는 형제들과 좀 더 가까이 있고 싶어 했다. 형제들이 그를 피한 것은 그가 혹여나 취향을 학교나 외부에서 말해 버릴까 걱정되어 한 행동이었고, 그가 조심스레 행동하자 다시 그의 근처로 돌아왔다. 토도마츠는 하루 동안 참은 것들을 짐에 와서 털어 놓았고, 그걸 들어주는 사람은 보통 유난히 그를 아끼는 카라마츠나, 같은 반이었던 쵸로마츠였다. 쵸로마츠는 귀찮은 표정으로 만화책을 뒤적거리며 그의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했었지만, 카라마츠는 달랐다. 우선 그의 눈을 보고 얘기를 들었으며, 몇 주 전에 한 얘기도 기억하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그런 그가 고마웠다. 다른 편임에도 같은 편인 척 자신을 위해주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


학년이 올라가 쵸로마츠뿐만 아니라 다른 형제 모두와 다른 반이 되었을 때부터 카라마츠만이 그의 대화상대가 되어주었다. 오 학년의 아이들은 조금 성숙하게 행동을 하였다. 편을 대놓고 가르는 것이 아닌 보이지 않게 은근슬쩍 나뉘어져 있었다. 남자 여자 혹은 농구 축구 따위의 흑백논리가 아닌 좀 더 세부적인 기준의 파벌로 나뉘어졌다. 토도마츠는 거기에서 제대로 끼지 못하였다. 자신을 제대로 드러낼 수도 없었기에 이도 저도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런 그가 유일한 대화상대인 카라마츠에게 더 집착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다. 유난히 친한 둘의 모습에 형제들이 간혹 놀리기도 하였지만 그들은 별 상관없이 함께 다녔다.


형제들과의 등굣길에서 몰래 빠져나와 둘이서 찾은 다른 길을 걷기도 하고, 반이 달라 헤어지는 것이 아쉬워서 서로의 반에 데려다 준다고 함께 복도를 갔다가 다시 함께 되돌아오는 일을 반복해 지각을 하기도 일쑤였다. 오소마츠와 같은 반인 카라마츠는 항상 그의 의심을 샀지만, 카라마츠는 별 상관이 없다는 듯 쉬는 시간마다 토도마츠에게 찾아와 그와 시답잖은 얘기를 하거나 옆 자리에 앉아 빤히 보거나 했다. 빤히 쳐다볼 때의 카라마츠의 눈은 굉장히 즐겁다는 눈이어서 토도마츠도 그에 상응해 같이 쳐다보거나 혹은 그 시선이 유난히 가까운 날에는 수줍은 척 딴 짓을 하거나 했다. 토도마츠는 반에서 겉돌고 있었지만, 그런 것에 신경을 못 쓸 정도로 카라마츠는 자주 찾아왔다. 토도마츠의 반의 담임 선생님까지 그의 이름을 외울 정도로. 토도마츠는 매번 찾아오는 그가 좋았다. 가끔 오지 않을 때에는 마냥 기다리다가 불안해져 그의 반에 가기도 했었다. 쉬는 시간이 행복했고, 반이 달라 서로를 기다리는 하교시간은 더더욱 행복했다.


토도마츠는 즐겁게 점심시간을 기다렸다. 오늘 점심은 카라마츠가 좋아하는 가라아게가 나오는 날이었다. 최대한 늦게 배식을 받은 그는 항상 재빨리 먹고 자신의 반으로 오는 카라마츠를 기다렸다. 하지만 배식 당번이 정리를 위해 그의 식판을 가지러 올 때까지 그는 오지 않았다.


‘이상하다.’


이런 적이 없었기에 토도마츠는 남은 급식을 꾸역꾸역 입 안에 밀어 넣고는 카라마츠의 반으로 걸어갔다. 매일 아침마다 혹은 쉬는 시간이나 점심시간이 끝날 때 수십 번을 걸었던 익숙한 복도. 세 개쯤 되는 반을 지나면 카라마츠의 반이다. 카라마츠의 자리는 뒷문에서 바로 보이는 맨 뒷자리의 중앙자리였다. 체육부인 그가 선생님의 심부름으로 늦을 때면 토도마츠가 항상 앉아서 기다렸기에, 그의 자리가 어디인지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의 반보다 더 자세히 잘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뒷문에 있는 창문을 통해 눈으로 그의 자리를 찾았다. 바로 보이는 익숙한 책상에는 아무도 없었다. 어디를 간 걸까. 혹시 엇갈렸나? 라는 생각에 뒤를 돌자 뒷문이 열렸다.


“톳티!”


오랜만에 듣는 자신의 애칭에 화들짝 놀란 토도마츠는 열린 뒷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작년 같은 반이었던 토토코였다. 다른 여자아이들에 비해 성숙한 편인데다 인기가 많은 그녀는 항상 좋아하는 남자아이가 자주 바뀌는 편이었다. 학교에서 카라마츠외의 사람과는 얘기한 적이 오랜만이라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는 토도마츠를 보며 그녀는 고개를 갸웃했다.


“왜 그래?”


토도마츠는 고개를 젓고 웃으며 대답했다.


“오랜만이라서-. 잘 지냈어?”

“응! 아 나 이번에 타카시군한테 고백했는데……”


토도마츠는 또? 라는 말이 튀어나올 뻔 했다. 분명 이번에는 운명이니까! 라는 말과 함께 학년이 올라갈 때 즈음 새로운 남자친구를 사귄 걸로 기억하는데, 한 학기가 채 지나가기도 전에 다른 남자아이라니. 신나게 남자친구의 얘기를 하는 토토코의 얘기를 흘려들으며 토도마츠는 토토코의 뒤로 살짝 보이는 카라마츠의 자리를 훔쳐보았다. 여전히 자리는 비어있었다.


“그래서 말이야-.”

“아 토토코, 혹시 카라마츠형 못 봤어?”

“카라마츠?”


자신의 말을 끊은 것이 기분이 나빴는지 살짝 새초롬한 표정을 지은 토토코가 잠깐 고민을 하는 듯 턱을 치켜들고 눈을 조금 감았다. 그러는 토토코는 토도마츠의 눈에도 참 귀여웠다. 토도마츠가 내가 만약에 여자 아이를 좋아했다면 토토코를 좋아 했을 거야라는 되도 않는 생각을 하고 있게 될 정도로. 문득 그는 생각이 들었다. 카라마츠는 토토코와 같은 반이다. 방금 그녀가 그의 반에서 나왔으니까. 그녀와 같은 반이었던 남자들은 대부분 그녀를 좋아한 적이 있었다.


그럼 카라마츠 형도 토토코를 좋아하는 걸까?


그런 생각이 들자 순간 가슴이 찌릿 하는 느낌이 들었다. 조금 무겁고 우울해지는 감정. 그러니까. 음. 비슷한 감정을 느껴본 적이 없어서 쉬이 정하지는 못하겠지만 썩 좋은 기분은 아니었다. 괜히 답답한 가슴을 손으로 툭툭 쳐보았지만 나아지지 않았다. 좀 더 강도를 올려서 세게 쳐보았다. 겉의 아픔은 속의 아픔을 낫게 하지 못했다. 눈을 감고 있던 토토코는 무언가를 두드리는 소리에 눈을 뜨고 토도마츠를 봤다. 그는 울 듯 한 표정으로 자신의 가슴을 치고 있었다. 토토코는 고개를 갸웃하며 토도마츠의 팔을 잡았다. 그를 제지하지 않으면 어쩐지 하염없이 그럴 것만 같았기에.


“어머, 속이 안 좋니?”

“아, 점심을 급하게 먹어서 그런가봐.”

“보건실이라도 갈래?”


토도마츠는 고개를 저었지만, 토토코는 그의 의사에 상관없이 다시 남자친구의 얘기를 하면서 보건실로 그를 끌고 가기 시작했다. 힘이 센 편인 그녀에게 팔을 붙잡혀 끌려가는 와중에도 그녀가 입은 짧은 치마나 양 갈래로 귀엽게 묶은 머리가 눈에 보여 괜시리 도망치고 싶어졌다. 나도 저렇게 태어났으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슴이 좀 더 답답해졌다.


나도 여자였으면 형이 날 좋아했을까?


토토코의 고집으로 도착한 보건실에는 점심시간이라 선생님도 식사를 하러 간 듯 아무도 없었다. 토토코는 침대가 있는 쪽으로 토도마츠를 끌고 가 그를 침대에 눕혔다. 상냥하게도 이불을 턱 끝까지 덮어주고는 그 옆에 앉아 아까의 얘기를 이어갔다. 토토코의 얘기는 자랑에서 불평으로 넘어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타카시군이랑 다른 반이라서 자주 못 만나는 게 너무 슬픈 거야-. 그래서 종종 와달라고 했거든? 내가 가기에는 자존심이 허락을 못하니까!”


그러고 보면 토도마츠도 쉬는 시간에 카라마츠를 먼저 찾아간 적이 없었다. 그가 오지 않으면 그제야 찾으러 갔었다. 나도 자존심 때문이었을까. 아니 그냥 형이 멋대로 먼저 찾아온 거니까. 상관없지 않아? 우리는 연애하는 것도 아니고…. 어느 샌가 자신과 카라마츠를 토토코의 연애에 끼우고 있는 자신이 소름끼쳐 이불 밑으로 팔을 쓸었다. 그만. 이런 생각은 그만 둬야 한다. 하지만 이성과는 별개로 감정은 자꾸 토토코의 얘기를 들으며 자신과 카라마츠의 행동을 자꾸 연애로 생각하고 있었다. 함께 등교하는 길은 데이트, 서로 반에 데려다 주는 것도 서로 많이 보고 싶어서, 자주 놀러 오는 것도 내가 좋으니까.


“솔직히 사랑하면 보고 싶잖아. 그렇지? 그런데 타카시군은 아닌 거 같아. 이렇게 예쁜 날 보고 싶어 하지 않다니. 이상하지 않아?”

“그러게. 널 좋아하는 게 맞는 걸까?”


토토코의 불평은 항상 들어왔었다. 남자아이들을 모두 어린 아이 취급을 하면서 진정한 사랑을 모른다는 둥, 사랑하는 방법을 모른다는 둥의 얘기를 종종했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마다 여자아이들은 입을 모아 정말 널 좋아하는 게 맞아? 라는 질문을 했었기에 토도마츠도 예의 그 질문을 똑같이 하고 있었다.


“그런 건 상관없지. 내가 좋으니까-. 그렇지만 말이야 자기도 받아준 주제에 서로 같이 노력해야 하는 거 아냐?”


내가 좋으니까. 토토코는 그 질문에 항상 같은 대답을 했다. 자신이 좋았기에 고백을 했고, 상대가 받아주지 않으면 자신의 마음을 다했다는 듯 끝을 내고, 받아 준다면 연애를 시작한다.


자신의 감정에 솔직한 그 부분이 토도마츠는 너무 부러웠다. 토토코의 모든 것이 부러웠다. 지금 느끼는 감정을 제대로 알고 자신이 뭘 원하는 지, 어떻게 하면 행복한지 아는 것부터, 그것들이 기본적인 사회에서 평범한 것, 하물며 여성인 것까지. 토도마츠는 이불 안의 손을 불안하게 꾸물거렸다. 여자가 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여자아이들이 곧잘 좋아하는 놀이나 소품을 좋아하지만 그것은 취향의 문제고 자신은 남자인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이 좋다. 하지만 그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는 자유로움이 부러웠다. 자신도 이성을 좋아했다면 저랬을까?


토토코는 연애 관련으로 경험이 많다. 토토코가 보통 말하는 것은 상담이 아니라 자신의 연애얘기로, 해결책을 원하는 게 아니라 단지 들어주기만을 바라는 얘기였다. 상담은 토토코가 친구들에게 자주 해주는 편이었다. 그의 상담은 꽤 인기가 많아, 가끔 고백이 많아지는 시즌이 되면 그의 주위에는 여자아이들이 북적였다. 토도마츠는 문득 자신이 생각하는 것이 사랑이 맞는 것인지 궁금해졌다. 이것은 어쩌면 절대 아니라는 안 된다는 이성에 대한 조금의 반항이었다. 토도마츠는 참아왔다. 조금 다르다고 참아왔다. 하지만 감정을 아는 것까지는 상관없잖아. 어린 아이는 참을성이 없다. 토도마츠는 아직 어렸고, 자신의 감정에 제어를 거는 것에 벌써부터 질려있었다. 앞으로 평생 해야 할 일인지도 모르고.


이성의 제어에도 감정은 자꾸 다른 계획을 세웠다. 조금 남은 이성이 형제들의 경고를 떠올려보며 적어도 상대를 밝히지는 말자는 말을 속삭여줬다. 그래 잘못하다간 자신뿐만 아니라 카라마츠도 곤란해진다 이것마저는 정말 큰일이다. 토도마츠는 이불을 꼭 쥐고 조심스레 할 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취향을 들키지 않게 얘기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괜스레 긴장이 됐다. 조심해야 된다. 빙판길을 걷는 것보다 더. 카라마츠 형에게 피해가 가지 않을 선에서. 입을 몇 번 달싹이다가 토도마츠는 입을 열었다. 얼굴에 열이 올랐다.


“사랑하는 감정이 확실히 어떤 거야?”

“어? 너 좋아하는 사람 생겼구나?”


토도마츠의 한마디로 토토코는 상황을 파악했다. 토도마츠의 얼굴은 굉장히 빨개져 있었고, 눈은 어디에 둬야 할 지 몰라 이불만 쳐다보고 있었다. 흐응. 이성의 얘기를 해도 관심이 없다는 말만 할 뿐이었던 그가 연애상담이라니 꽤 흥미로웠다. 상대는 누굴까라는 생각을 했지만 남의 연애사에는 딱히 관심이 없었다. 게다가 토도마츠같이 애매하게 인기가 있는 남자애라면 더욱. 여자의 촉은 대단하다. 이런 말을 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순식간에 간파해버리는 토토코의 질문에 토도마츠는 말을 하지 못하고 얼굴이 달아올랐다. 아니라고 고개를 붕붕 저었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토토코는 그 필사적인 모습에 괜히 궁금해졌지만 누군지는 추궁하지 않았다. 더 물어봤다가는 저 빨개진 얼굴이 더 빨개져서 열이 나 쓰러져 버릴지도 몰라. 그럼 내 얘기는 누가 들어줘? 토토코는 그동안 만나왔던 남자아이들을 보면서 느꼈던 감정을 차근차근 말해주었다.


“그냥 만나면 행복하고, 자꾸 보고 싶고, 같이 있고 싶고, 다른 사람들보다 더 멋지고, 다른 여자랑 있으면 기분 나쁘고, 그런 거?”


토도마츠는 토토코가 말하는 것을 이불안의 손가락으로 세어가며 체크해보았다. 다섯 손가락이 모두 접혀있었다. 꼭 쥐어진 주먹이 들킬까 무서워 이불 안에 있는데도 주머니 속으로 숨겨버렸다. 결국 이성은 졌다. 그간의 감정은 다 사랑이었다. 아까의 답답함은 질투였겠구나. 하고 짐작할 수 있었다. 형제를 사랑하다니. 이건 남다른 향기의 수준이 아니라 맡기만 해도 코를 쥐어 싸매고 도망갈 공해 수준의 냄새였다. 토도마츠는 코를 킁킁댔다. 울음을 참기 위해서 인지 자신의 냄새가 두려워 확인을 하는 것인지 모를 정도로.



어찌 교실에 돌아 왔는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오교시가 끝난 후 쉬는 시간이 되자 토도마츠는 찾아올 카라마츠를 볼 자신이 없어, 종이 치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가 수업이 시작할 때 까지 숨어있었다. 자신에게 무슨 냄새가 나는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고약한 냄새가 나는 화장실에 꼭꼭 숨어 자신의 옷을 벗어 냄새를 맡아보기도 하고 팔에 코를 박고 살내음을 맡기도 했다. 육교시가 끝나고 하교시간이 되자 토도마츠는 무서웠다. 감정은 그대로였다. 단지 우애라는 형제애라는 것으로 잘 포장하고 있었지만, 결국 그것은 사랑이었다. 같은 성별을 사랑하는 것은 잘 받아들여졌지만, 형제를 사랑하는 것은 받아들여질 수 없다. 지금 그 감정을 느끼는 자신도 사실을 마주하니 이렇게 무서운 데, 어찌 말을 하겠는가.


모든 수업이 끝난 후, 토도마츠는 최대한 빨리 카라마츠와 마주치지 않기 위해서 종례가 끝난 다음 뛰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슬프게도 선생님은 그의 바람을 이뤄주지 않았다. 그는 오늘 청소당번에, 교무실에서 선생님을 돕는 학급당번까지 겹쳐져 있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 토도마츠는 번뜩 생각이 들었다. 카라마츠의 담임선생님은 종례도 하지 않는 편이고, 이번 주는 카라마츠가 아무런 당번이 아니다. 그렇다면 차라리 아예 늦게 가버리는 건 어떨까? 하지만 카라마츠에게 피한다고 미움은 받기 싫었다. 아 사랑이란 알다가도 모르겠다는 어디선가 들어본 말이 스쳐지나갔다. 미움 받기는 싫지만, 보고 싶지만, 들키기는 싫고, 지금 만나면 너무 두근거려서 들킬 것만 같은데. 담임 선생님의 종례가 긴 것이 다행이었다. 선생님의 소리를 흘려들으며 토도마츠는 문득 뒷문을 봤다. 창문으로 자신을 보며 손을 흔드는 카라마츠가 보였다.


두근.


평소처럼 기쁨의 두근거림이 울렸다. 이 두근거림은 조금 더 빨라져 괜히 웃음이 나왔다. 단지 점심시간 이후로 잠깐 못 봤을 뿐인데, 반가웠다. 여전히 조금 겁이 났지만 그의 얼굴을 보는 게 더 행복해서 아무런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잘 모르겠다. 마주 손을 흔들었다. 자신도 모르게 올라간 입 꼬리를 제어할 수가 없었다.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좋아하는데. 늦게 가서 그와의 하굣길을 피하자는 생각은 잊은 채로 토도마츠는 빠르게 청소를 하고 교무실의 심부름을 도왔다. 최대한 빠르게 했지만, 생각보다 일이 많아 해가 질 무렵에 끝나버렸다. 진이 빠질 만도 한데, 일이 끝날수록 좀 더 신이 났다. 조금 있으면 카라마츠를 만난다. 이 자체로도 행복해서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좋은 일이 있나보네라는 선생님의 말에도 마냥 웃었다. 교무실의 문을 열자 앞에서 기다리던 카라마츠가 보였다. 오랜 기다림에 지치지도 않는지 토도마츠를 보자 웃으며 수고했다고 껴안아줬다. 잘했다며 등을 두드려줬다. 가끔씩 하는 스킨십이지만 토도마츠는 이상하게 마주 안아줄 수가 없었다. 괜히 코를 킁킁댔다. 혹시 들키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카라마츠는 점심시간에 체육선생님의 심부름으로 가지 못해 미안하다며 아이스크림을 사줬다. 그걸 먹으면서 해가 지는 길을 걷고 있었다. 카라마츠의 시시콜콜한 얘기에 대답을 하는 것도 버거웠다. 토도마츠의 두근거림이 끝나지 않았다. 교무실에서는 단지 조금 있으면 본다는 기대감이었지만, 만나자 마자 기대감 보다 더 큰 감정이 다가와 더 크게 심장을 울렸다. 머리는 카라마츠의 포옹을 받은 후 부터 새하얗게 변한지 오래였고, 아이스크림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아, 천천히 녹아가는 것을 지켜볼 뿐이었다. 토도마츠는 걷는 것과 옆에 있는 카라마츠를 의식하는 것만으로도 과부하였다.


“토도마츠?”


평소와 다르게 조용한 토도마츠를 의아하게 생각하던 카라마츠는 그를 불렀다. 노을 때문에 얼굴이 붉게 변한 토도마츠는 예뻤다. 카라마츠는 어릴 때부터 토도마츠를 아꼈다. 부모님이 막내니까 잘 돌봐 줘야지라는 말을 해서가 아니라 그냥 토도마츠가 좋았다. 막내여서 그런지 쌍둥이임에도 형제들에 비해서 체구가 조금 작았다. 형제들보다 작은 손으로 꼬물거리면서 움직이거나, 귀여운 입술을 움직여 말을 할 때 너무 사랑스러워서 꼭 껴안아주고 싶었다. 카라마츠는 이 감정이 당연히 형제애라고 생각했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토도마츠가 남자를 좋아한다 하더라도, 남자가 남자를 사랑하는 사랑이 존재하는 것을 깨달아도, 이것은 형제애다. 그래야 함께 더 있을 수 있다. 카라마츠는 아직 사랑을 모른다. 그래 모른다는 편이 맞을 것이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그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잘 모르겠다. 토도마츠를 상대에 끼워 넣는다면 다 딱 맞아 떨어지지만 자신은 남자를 좋아하지 않는다. 아니 그 이전에 형제니까 그럴 리가 없다. 그리고 그래서는 안 된다.


카라마츠는 자신만의 기준이 확고했다. 부모님이 카라마츠에게 토도마츠를 붙여준 것도 그 이유였다. 카라마츠는 자신이 생각한 도덕적, 개념적 일들에 대해 조금이라도 넘어가는 일이 있으면 상대가 누구든지 짚고 넘어갔다. 그는 토도마츠에게 상냥했고, 그만큼 엄격했다. 어리광이 많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토도마츠에게 어쩌면 딱 맞는 성격이라 할 수 있었다. 토도마츠도 그런 카라마츠를 보고 자신의 기준을 세웠고, 카라마츠는 그것을 존중했다. 그랬기에 그의 취향을 비난하지도 평가하지도 무슨 감정을 가지지도 않았다. 사실 그 얘기를 듣고 조금 기뻤다. 아마 토도마츠가 자신의 기준을 제대로 확립했다는 것이 뿌듯해서, 그랬을, 것이다. 그래야한다.


“아, 응.”


토도마츠는 그의 부름에 조금 늦게 대답을 했다. 그리고 그의 부름에 모든 감각이 깨어난 듯 했다. 아이스크림이 녹아 손이 더럽혀지고 있어, 아이스크림을 다른 손으로 옮기고 손에 묻은 끈적끈적한 액체를 혀로 핥았다. 녹은 아이스크림은 여전히 달았다. 그리고는 카라마츠를 봤다. 그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고 있었다. 노을때문인지 그의 얼굴은 빨갛게 보였다.


“왜?”

“…아니.”


황급히 고개를 돌리고는 조용히 말하는 카라마츠를 보며 토도마츠는 눈을 깜빡였다. 끈적끈적한 손이 찝찝해 손을 쥐었다 폈다. 씻고 싶어졌다. 더러운 손을 보이는 게 싫어, 앞에 보이는 공원 화장실에 들러 손을 씻자는 말도 하지 못했다. 둘이서만 돌아가는 하굣길은 집에서 가는 등교길과는 다르게 굉장히 돌아가는 길이었다. 걸어서 이십분 거리의 학교를 둘은 한 시간이 넘게 돌아다니곤 했다. 그 길에는 토도마츠가 좋아하는 그네가 있는 놀이터와 카라마츠가 좋아하는 간이무대가 설치된 공원도 있었다. 서로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정해져 있는 규칙이었다. 카라마츠는 토도마츠가 손가락을 핥는 모습에 무언가 울렁거림을 느꼈다. 오소마츠가 어디서 구해왔는지 어른들이 보는 야한 잡지를 가져와 눈앞에 들이밀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 크게 들리고 심장이 빨리 뛰고, 보면 안 되는데, 계속 보고 싶은 느낌. 카라마츠는 토도마츠의 그 모습이 다시 보고 싶었다. 아니 한다면 자신이 직접 하고 싶었다. 이유는 모르겠다. 그냥 하고 싶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 없다. 아마 손이 더러워서 그랬을 테니까, 내가 대신 닦아주는 것일 뿐이다. 카라마츠는 토도마츠의 팔을 잡았다.


“응?”


갑작스런 그의 행동에 놀란 토도마츠는 더러운 손을 보여주기 싫어서 힘을 주었지만, 카라마츠의 힘이 생각보다 너무 셌다. 결국 팔을 내준 그는 아마 자신을 이끌고 그가 공원으로 갈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은 하루 종일 누구에게 팔을 잡혀 끌려 다니는 구나. 끌려갈 거라는 예상과 다르게 손가락에 물컹한 감촉이 느껴졌다. 움찔. 토도마츠는 자신의 손가락을 봤다. 카라마츠가 자신의 손가락을 핥고 있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카라마츠의 혀는 상냥하다 못해 정중했다. 검지를 시작으로 천천히 핥았다. 이상한 기분에 토도마츠는 어깨를 움츠렸다. 하지만 내치지는 못했다. 자신을 바라보는 카라마츠의 눈이 자신을 얽매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무서운 눈은 아니었다. 쵸로마츠가 자신을 혼낼 때의 눈과 비슷하다면 비슷했다. 강압적이고, 소유물을 보는 듯한. 하지만 그것과 조금 다른 게 있다면. 조금. 야했다.


손가락 사이의 부분을 혀가 훑자 토도마츠는 히익하고 소리를 내버렸다. 그 소리에 카라마츠는 더 혀를 내밀어 그것을 핥기 시작했고, 쪽쪽 소리가 날 정도로 손가락을 빨았다. 토도마츠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울고 싶기도 하고 부끄럽기도 한. 단지 손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닦아주기 위해서 일 텐데 누가 볼까봐 무서웠지만 멈추지 않았으면 했다. 더럽다고 생각한 남의 침으로 범벅이 되는 손가락은 야했다. 전혀 더럽지 않았다. 그 묻은 침이 아까워 자신이 먹고 싶을 정도였다. 머리가 어질했다.


촉. 하는 소리와 함께 입이 떼졌고, 토도마츠의 손은 여전히 카라마츠에게 잡혀있었다. 토도마츠의 혼란스러운 눈을 보면서 카라마츠는 그제야 정신이 든 듯 멍청한 표정을 지었다.


“…뭐지?”


자신이 한 행동에 의문을 갖는 표정이었다. 토도마츠는 본인이 할 말을 해버린 카라마츠가 이상했다. 축축한 손도 이상했다. 방금 전의 아랫배가 찌릿한 기분과 그 침을 핥고 싶다는 충동이 생생히 기억이나며 더 이상했다. 토도마츠는 눈을 깜빡였다. 혹시 형도 나와 같은. 감정이 아닐까? 방금 그의 행동을 보고 깨달았다. 카라마츠가 서로를 기다리고, 반에 찾아가고 하는 행동은 토토코가 말한 좋아하는 사람에게 해야 하는 행동과 같았다. 아니 그는 해야 하는 것이 아님에도 하고 있었다. 토토코처럼 그에게 요구하지 않았다. 카라마츠가 하고 싶어서 나에게 한 행동. 내가 좋아서 한 행동.


토도마츠는 이상하게도 용기가 생겼다. 카라마츠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이미 확정을 지어버렸다. 어쩌면 그냥 장난일지도 모른다는 이성의 말은 들리지 않았다. 토도마츠는 자신의 손을 가까이해, 그것을 잡은 카라마츠의 손가락을 살짝 물었다. 그것에 다시 아까의 눈을 하는 카라마츠와 눈을 마주치고 웃었다. 그리고 입을 열어 조용히 말했다. 형만 알고 있어야 해.


“좋아해. 형.”


그 말을 듣는 순간 카라마츠는 자신의 행동의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토도마츠에게 욕정을 품고 있었다. 동생에게. 그것도 자신을 믿고 따르는 친동생에게. 카라마츠의 선에는 근친이라는 것은 용납되지 않았다. 그래서 형제애라고 포장한 것이 잠깐의 욕정으로 인해 순식간에 사랑으로 본색을 드러냈다. 카라마츠는 몸이 떨렸다. 나쁜 행동. 잘못된. 토도마츠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에 기쁜 것은 사실이었지만, 그것에 좋다는 대답을 할 수 없었다. 그것에 응하는 순간 자신은 어쩌면 그 선을 넘어버리고 토도마츠의 선도 넘어버리게 할지도 모른다. 토도마츠를 잘 가르쳐줘야해. 부모님의 말씀이 귀에 울렸다. 이것은 바로 잡아야한다. 하지만 어린 카라마츠는 처음 느낀 감정을 제어할 줄 몰랐다. 하면 안 되는 것은 피하는 수밖에 없다.


"토도마츠."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에 토도마츠는 움찔했다. 보고 있는 카라마츠의 눈은 굉장히 무서웠다. 손가락을 핥아대며 보았던 눈과는 다른 눈이었다. 자신을 뚫어보는 듯 노려보는 눈. 하지만 그의 목소리는 그와 대조될 정도로 떨렸다. 토도마츠는 이상하게 그 무서운 눈이 슬프다고 느껴졌다. 무서워서 그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 주제에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카라마츠는 조금 위태로워 보였다. 위태로운 그가 겨우 감정의 중심을 잡은 듯 떨리는 입술을 열었다. 그래. 피하는 수밖에 없다.



"내일부턴 혼자 집에 가."






신학기의 봄. 새로운 교복. 벚꽃. 토도마츠의 옷은 분홍색이다. 형제들과 옷을 구분하기 위해 중학교를 입학한 후로 정해진 개인의 색깔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이어온 서열 순으로 장남부터 원하는 색을 가져가다 보니 여자색이라는 별명이 붙은 분홍색은 자연히 막내인 토도마츠의 손에 쥐어졌다. 토도마츠는 그 색이 마음에 들었다. 자신의 서열이 낮은 것에 불만은 없었다. 선택권이 없는 것에도. 토도마츠는 그랬다. 그냥 꽃이 자연스레 피어나듯, 그냥 그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편이었다. 그래서 어릴 때의 거짓말이 그렇게도 어려웠나보다.


가끔 어릴 때의 기억이 난다. 노을빛을 받은 카라마츠의 행동과 자신의 고백. 그리고 그의 단호한 말. 만약 자신이 거기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카라마츠와 그대로 집에 돌아왔으면 어땠을까. 단지 그의 좀 특이했던 행동을 웃음으로 넘겨버리고 다시 행복한 하굣길에 녹아들었으면 어땠을까. 그렇다면, 지금처럼 그는 다른 교복을 입지도 지금 혼자이지도 않았겠지. 우울해 진 기분에 토도마츠는 창문에서 혼자 신이 난 듯 피어오를 준비를 하는 꽃을 노려보았다.


그 날 이후 유일한 대화상대를 잃은 토도마츠는 필사적으로 다른 중학교를 알아봤다. 형제들이 없는 곳으로. 집에서 먼 곳으로. 그럼 거기서는 자신을 드러내고 최대한 자신과 잘 맞는 친구를 만날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 나머지 일 년 반을 버텨냈다. 정말로 버텨냈다. 토도마츠는 거짓말이 서툴렀으며, 비슷한 얘기라도 나오면 카라마츠의 그 단호한 표정과 조금은 슬픈 목소리가 생각났다. 그의 목소리는 아마 자신에 대한 경멸이었으리라. 자신의 동생이 이런 감정을 가지는 것에 혐오스럽고, 그 상대가 자신이라는 것에 경멸했겠지. 토도마츠는 그런 생각에 카라마츠에게 한 고백에 큰 상처를 입은 이후로 그는 형제들에게도 자신의 얘기를 잘 하지 않게 되었다. 형제들은 사이가 좋은 편이라 항상 저녁식사 자리에서 오늘 일어난 작은 사건이 일어난 것-예를 들어 누군가가 교과서를 가져오지 않아 빌려줬다던 지-까지 얘기했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다른 형제들에게 자신의 얘기를 해봤자 좋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편이 없는 혼자만의 세계를 버텨낸 토도마츠는 지쳤고, 도망치고 싶었다. 어린 자신이 최대한 할 수 있는 먼 곳으로 가는 수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지하철로 삼십 분, 버스로 다시 십 분이 걸리는 먼 중학교에 배정되었을 때 쾌재를 불렀다. 다른 형제들은 집 근처의 중학교로 배정이 되었다는 사실에 다시 한 번 기뻐했었다.


토도마츠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친구를 몇 명 만들자마자 자신의 취향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장난처럼 받아들이던 친구들은 그의 말이 진심임을 알고 곧바로 피하기 시작했다. 그런 것을 이미 알고 예상했기에 토도마츠는 서운해 하지 않았다. 애초에 그건 당연한 것이고, 자신은 단지 그 얘기를 하지 못해 답답했기 때문이다. 일파만파로 교내에 퍼지는 소문을 듣고 자신에게 다가올 같은 취향의 사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리고 그가 기다렸던 사람은 의외의 인물이었다. 같은 반의 반장이었던 아츠시. 그가 간단한 인사를 하고는 곧바로 건넨 말은.


'마츠노는 서툴구나. 굳이 안 드러내도 되는데.'


그의 말대로 그 자신은 토도마츠에게 드러내지 않았다. 주위 친구들이 토도마츠에 관한 소문에 대해 말을 해도 웃으며 그게 뭐가 어때서라는 말로 자신에 관한 유언비어를 포용력 있는 반장으로 승화시켰다. 그리고는 토도마츠에게 자신이 선배인양 여러 가지를 가르쳐줬다. 거짓말을 하지 않고 자신의 취향을 숨기는 것이나, 아직은 인간관계에 서툴렀던 토도마츠에게 비밀을 숨긴 채로 사람을 대하는 법 같은 것들. 그 덕분에 토도마츠는 몇 개월 내에 학교에 적응할 수 있었고, 많은 친구들을 만들고 그들에게 자신의 향기를 숨긴 채로 중학교를 졸업했다. 그리고는 형제들과 같은 고등학교를 다니게 되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어머니의 걱정도 있었고, 집에서 멀어 등교하기 힘든 학교에 질린 이유도 있었지만, 가장 큰 이유는 그것이었다.


'카라마츠 형에게 내 고백이 거짓이었음을 알려줘야지.'


지원하는 학교의 이름을 아츠시가 물었을 때 토도마츠가 한 대답이었다. 등하교를 제외하고는 카라마츠는 여전히 다정하게 그를 대했으나, 토도마츠는 그것에 더 괴로움을 느꼈다. 그 다정함은 예전의 것과 달랐다. 전에는 잠자리나 앉을 때 항상 카라마츠가 옆에 있었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카라마츠는 조금 눈에 띄게 그를 피했다. 그 거리감에 괜한 투정으로 한 자신이 먼 중학교로 지원을 했다는 말을 듣고서도 그는 여전히 다정하게 힘들겠네. 라는 말을 했다. 조금이라도 이유를 궁금해 하거나 서운해 하지 않았다. 그와 조금이라도 더 오래있고 싶어서 쉬는 시간 마다 달려오고, 등교 할 때 마다 천천히 걷고, 그의 반까지 몇 번이고 데려다 줬던 그는 이제 없는 것이다. 토도마츠는 어릴 때의 그가 너무 그리웠다. 토도마츠는 그 때의 행동이 연인들의 것이라는 걸 이제는 잘 알고 있다. 조금 유난스런 관계의 형제와 친구들의 행동과는 거리가 있었다.


친구와 항상 함께 있는 것은 즐겁고 자주 더 보고 싶지만, 그것은 자신에게 피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카라마츠의 생각에서 지각을 하는 것은 용서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기꺼이 토도마츠를 몇 분이라도 더 보려고 자신의 생각을 고치고, 선생님에게 신뢰를 잃어가는 행동을 스스럼없이 하였다. 토도마츠는 아마 그 때의 카라마츠도 어쩌면 자신과 같은 감정이리라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었다. 허나, 카라마츠는 토도마츠의 고백을 받지 않았다. 아마 감정을 모른 채로 행동하다가 그 감정을 아는 순간 그만두었을 것이다. 그게 쉬운 것은 아니겠지만, 아마 나에게는 그가 그런 사람이었겠지. 토도마츠는 입을 비죽 내밀었다. 토도마츠는 감정을 아는 순간 그 감정이 잘못된 것임을 아는 것임에도, 그 감정이 소중했다. 잃고 싶지 않았다. 놓고 싶지 않았다. 같은 감정인데도 금방 놔버리는 카라마츠가 괜히 밉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고.


"아-. 나는 아직도 형이 좋은 가보다-."


토도마츠는 아무도 없는 빈 방에서 자신도 모르게 속마음을 내뱉어 버렸다. 형제들은 아직 방학이 아니라 아무도 없다는 생각을 했다. 지역구도 다른 학교라 아예 학교의 방학이나 시험의 기간이 많게는 일주일 적게는 이틀 정도 차이가 났다. 토도마츠의 학교가 어떤 것이든 빠른 편이라 그는 형제들과 그 만큼의 기간만큼 거리가 나곤 했다.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와 하지 못하는 얘기도 있는 주제에 그런 거리감까지 있어버리니 참을 수가 없었다. 빨리 학교를 갔으면. 토도마츠는 꽃봉오리를 보며 중얼거렸다. 꽃이 예쁘게 피는 것과 동시에 자신도 자신의 생각을 그에게 말할 것이다. 물론 거짓된 말이지만 몇 몇의 거짓이 있어도 전체적으로 보면 아름다운 꽃나무처럼 자신과 카라마츠의 관계도 그렇게 될 것이다.


형제들은 모두 집 근처의 같은 고등학교로 배정되었다. 애초에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었기에, 굳이 다른 학교로 지원하지 않으면 그 마을 내의 모든 학생은 같은 학교로 진학을 했다. 토도마츠는 그것을 잘 알고 있었다. 육둥이라 이미 마을에서는 유명인사 기에 모두들 같은 반은 되지는 못하고 뿔뿔이 흩어졌다. 같은 얼굴로 여러 번 선생님을 골탕 먹인 적도 있기도 했고 학우들의 혼란스러움을 막기 위해서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당연하게 지속되어온 일이라 불만은 없었다.


여전히 어릴 때처럼 장난기질이 많은 오소마츠는 혼자 다른 반이 되었고, 어릴 때에 비해 많이 순해지고, 공부를 열심히 하기 시작한 쵸로마츠는 조용한 이치마츠와 같은 반이 되었다. 오소마츠와 같이 요주의 인물인 쥬시마츠는 그 옆 반이었고, 토도마츠는 카라마츠와 같은 반이었다. 반 배정을 보고 토도마츠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 그와의 만남에 조금 설렜다. 초등학교 때도 그와 같은 반이었던 적은 없었다. 수업 시간의 그는 어떨까라는 생각을 종종하기도 했었다. 물론 집에서 매일 보고, 함께 씻고 함께 밥을 먹고 자기는 하지만 밖에서의 형제는 집 안에서 보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것을 토도마츠는 알고 있었다.


토도마츠는 배정받은 반에 들어가 같은 반이 된 친구들을 주욱 둘러보았다. 중학교에서 보았던 사람은 아무도 없길 바라며. 그 소문에 괜히 형제들이 피해 받는 건 싫으니까. 그런 그의 시야에 들어온 사람이 있었다. 눈에 띄는 갈색머리의. 토도마츠는 눈을 비비고는 뚫어져라 쳐다봤다. 자신이 아는 사람이 맞다. 머리 색 뿐만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비율이 좋은 몸에 꽤 잘생긴 얼굴이 창가 자리에 앉아있었다. 토도마츠는 그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어쩌면 그가 가장 경계해야할 아니 그렇지 않아도 될 인물이다.


"아츠시?"

"아, 안녕. 마츠노."








@dlt217

217 님의 창작활동을 응원하고 싶으세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