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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이치] SAY, DON'T SAY HELLO

8월서코, 9월통온




표지샘플입니당 
표지샘플입니당 



카라이치/12P/2000원 


차남시점의 Say Hello와

사남시점의 Don't Say Hello가 수록되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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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y, Hello




마츠노 카라마츠는 인기와는 전혀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왔다. 인기가 없었다. 그런 덕분에, 연인이라는 것도 한 번도 없었고, 연애를 한 적도 없었다. 외향적이고, 어느 정도 배려심이 있는 성격에도 고작해야 반에서 주목을 받는 인물정도였고, 누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말을 듣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 이유는 카라마츠를 제외한 모두가 알고 있었다.

카라마츠는 과하다싶을 정도로, 자신을 사랑한다. 자신밖에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인지도 모른다. 외적으로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의 얼굴이 그려진 옷을 입고 다니고, 하루 종일 거울을 보고는 한다. 그리고 그 행동은 내적으로도 같았다. 단지, 적어도 겉으로 내색하지 않을 뿐.

남들에게도 다정한 자신을 연기하며, 남에게 어느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있지만, 그 이상은 다가가지 않는다. 그러니 딱히 외모가 빼어난 것도 아니면서, 남에게 선까지 긋는 그가 인기가 있을 리가 만무했다. 자기 자신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어찌되었든, 그는 아마 자신과 같은 얼굴인, 자신을 제외한 다섯의 형제들 중, 고백을 받은 수를 세어보면 가장 적은 수였다.

형제들에게 알려진 공식적인 횟수는 0번이고, 카라마츠와 그에게 고백한 상대인 그와 같은 얼굴인 쌍둥이 동생,

이치마츠가 아는 횟수는 1번이다.


카라마츠는 중학교 졸업식 때, 학교 뒤에 낮은 언덕에서 이치마츠에게 고백을 받았다. 그 때만해도 성실함의 대명사였던 이치마츠답게 꽤 상투적인 장소였고, 고백의 말도 카라마츠도 금방 잊을 만한, 하지만 어디선가 들어본, 상투적인 말이었다. 요즘, 아니 아마 몇 년 후에도 유행할 청춘 로맨스 드라마의 한 장면정도를 떠올리면 그와 비슷할 것이다. 가끔 카라마츠는 그런 드라마를 보고 이치마츠가 했던 고백을 떠올리곤 하니까. 너무나도 상투적이었다. 이치마츠의 감정도, 그 감정을 전하는 말도, 전부 다. 아마 영화로 나왔다면 어디선가 본 것만 같다는 후기들이 잔뜩 나올 만큼. 하지만 그런 감상들을 전부 무시할 만큼, 둘의 관계는 특별하긴 했다.


쌍둥이 형제를 좋아한다. 그것도 연애감정으로.

이런 기본적인 상식에 벗어나는 일은 카라마츠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카라마츠에게 있어서 중요한 것은 상식 따위가 아니다. 그에게 있어 상식이라는 건, 단지 자신이 어떻게 하면-철저히 자신의 기준으로-멋지게 보이냐는 거니까. 그 외의 것은 상관없다.

그런 그와 다르게, 그에게 고백한 이치마츠는 전혀 달랐다. 그는 어릴 때부터, 유일하게 올곧다는 말을 자주 들어왔다. 기본적인 상식, 도덕심, 상대에게 부담을 주지 않는 배려는 그의 몸에 항상 배어있었다. 그런 이치마츠가 자신의 삶의 기준이라고 할 수 있는, 상식을 외면한 채로 카라마츠에게 고백을 했다는 건, 이치마츠의 삶의 기준이 카라마츠로 바뀌었다고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카라마츠가 가장 원하는 연인의 모습이다. 그렇다면 카라마츠가 이치마츠의 고백을 받았냐하면 그건 아니다. 거절했다. 그것도, 꽤 정곡을 찌르는 말로 거절했다.

거절이라고 해야 할까. 사실 어쩌면, 이 말이 카라마츠에게는 고백일지도 모른다.

“형제끼리, 이런 감정은, 이상하지 않는가.”

물론 카라마츠를 잘 모르는 사람이 봤을 때는 당연한 결과였다. 아마 보통 형제에게 고백을 받는다면 이런 식이겠지. 혹은 경멸하거나, 뭐 여러 가지 다른 방법들이 있었으리라. 하지만 카라마츠는 그 중에서도 가장 온건한, 하지만 이치마츠가 다시는 도전하지 못 할, 굳건한 방식을 채택했다.

이유는 하나였다.


정곡을 찔린 이치마츠는 꽤 귀엽거든.






Don't Say, Hello





“형제끼리, 이런 감정은, 이상하지 않는가."

첫 고백에서 받은 거절의 말은 이러했다. 이치마츠는 그 때의 기억이 너무나도 선명하다. 선명하다 못해, 꿈에서도 자주 나와, 이치마츠는 수십 번이고, 같은 상대에게 거절을 당했다. 이유는 그가 말한 것과 같겠지. 그래 맞는 말이다. 이치마츠는 이상하게도 그에게 고백을 준비하고 날짜를 정하고, 장소를 정하는 와중에도 그가 거절할 거라는, 그리고 이런 말을 할 것이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그래서 카라마츠의 현실을 직시하라는 의미가 담긴 말을 듣고서야, 자신이 얼마나 큰 실수를 했는지-감정의 실수인지 행동의 실수인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깨달았다. 그리고 순식간에 부끄러워졌다.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에게 가장 큰 실수를 한 순간이라고, 이치마츠는 기억하고 있다. 그날 이후로, 평소처럼 단정하게 입을 수가 없었다. 이미 저지른 실수지만, 그건 실수가 아니라고, 카라마츠에게 알려주고 싶었다. 나는 원래부터 조금 모자라고, 생각이 없고, 가끔은 기본 상식도 잊어버리는 사람이라고. 예전처럼 행동해서는 안 된다고 느껴졌다. 그렇지 않으면, 카라마츠는 분명 이치마츠의 큰 실수를 또 떠올리고 말테니까.

카라마츠가 자신의 고백을 거절한 것보다, 이치마츠는 그 실수라는 것에 더 의의를 두었다. 그렇지 않으면, 더 이상 카라마츠의 얼굴을 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좋아한다고 했던 말이 거짓인양, 카라마츠를 대놓고 미워하고, 경멸하고, 가끔은 폭력을 가하기도 했다. 분명 이치마츠보다 힘이 셀 텐데도, 그는 항상 바보처럼 맞고만 있었다. 그게 더 이치마츠의 심기를 거슬렸다. 다른 형제들이 그에게 그런다면 맞서 싸우는 주제에, 꼭 자신에게만 이렇게 무기력하게 가만히 있었다. 이건 또 다른 무시라고 이치마츠는 생각했다.

내가 한심하니까. 상대할 이유도 없으니까.

하지만 카라마츠는 또 그것과는 다르게, 인사만은 꾸준히 했다. 그것도 이치마츠의 눈을 똑바로 마주보고, 그럴 때마다, 이치마츠는 꼭 다시 그 때, 중학교 졸업식 때로 돌아가는 것만 같았다. 언덕위에서 약간 세게 불었던 바람과, 추운 계절임에도 이상하게 춥지 않았던 자신. 자신을 보며 엄하게 혼내는 아버지와 같은 표정으로 말하는 카라마츠, 그리고. 다시 마주하는 자신의,

실수.


이치마츠는 실수를 두려워한다. 실수자체를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해, 소극적으로 행동하는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의 작은 실수들은 그의 안에서 쌓여갔고, 정말 누구나가 하는 사소한 실수-십 엔과 백 엔을 헷갈렸다는 거라던가, 혹은 옷을 반대로 입었다 같은-마저도 그의 안에서 작은 계기가 되어 그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행동하게 만들었다.

그런 그에게 있어서, 그 큰 실수는 정말이지, 안에서 뭔가 무너지는 소리까지 내게 만들었다.

내가 이 감정을 가져서는 안 되는가? 그렇다면 그에게 말하지 않고 숨겨야만 했나? 그 자체가 이미 거짓말인데, 그렇다면 나는 애초부터, 존재하지 말았어야 할 감정을 가졌는데, 그럼 나는, 내 감정은,


존재하지 않아야 하는가?



@dlt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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