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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토도] 발칙한동거 1

프로그램이랑 상관이없음이다


토도마츠는 꽤 좋은 집에 살고 있다. 대학에서 도보로 5분 거리의, 자신의 형제 전부가 살아도 남을 만큼 넓고, 대학가라, 조용하지만, 어찌되었든 멀리 있는 도쿄타워가 한눈에 보일 정도로 고층인 오피스텔. 분명 월세만 해도 자신이 주 7일 12시간 이상의 알바를 해도 벌 수없는 돈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런 집에서 사는 토도마츠가 내는 월세라고는. 단돈 천 엔. 요즘에는 조금 비싼 라멘도 사먹을 수 없는 금액으로 토도마츠는 그 넓은 집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뭐, 조금의 꺼림칙한 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동거인이자, 이 집을 단돈 천 엔에 살 수 있게 해 준, 아츠시는 자신에게 고백을 했었다. 그것도 몇 번이고 말이다. 그러니까. 토도마츠는 자신의 방 한 쪽에 놓여있는 전신거울로 오늘 입을 옷을 체크하며 생각했다. 나는 남자고, 너도 남자. 그리고 나는 남자를 사랑하는 걸 이해 못하는 사람인 걸. 이런 비슷한 말들로 아츠시의 고백을 거절했다. 그리고 아츠시는 그 말에 항상 대답이 없었다. 그리고는 또 언젠가 잊혀질 때 쯤 다시 고백을 해왔고. 이 정도로 질척거렸으면 질릴 법도 한데, 또 그렇지는 않았다. 그 정도로 매력이 있다고 해야 할까. 조금 묘했다. 

 아츠시는 중학교 때부터 알았던 사이로, 남자를 좋아하는 성향을 제외하면 거의 완벽하다싶을 정도의 사람이었다. 토도마츠는 방문을 열었다. 그러자, 넓은 거실과 그에 걸맞는 창이 보였다. 이런 집을 한 번에 구매할 정도의 재력을 가졌고, 고개를 돌려 거실과 연결되어 있는 부엌을 보았다. 식탁에는 손수 만든 것 같은 샌드위치가 식탁위에 놓여있었다. 토도마츠는 당연하게 그걸 집어, 입 안에 넣었다. 살짝 바삭한 빵과 함께 속에 담겨있는 감자샐러드가 부드럽게 입 안에 들어왔다. 요리도 뭐 무난하게 하는 편이고, 토도마츠는 식탁 옆에 있는 냉장고의 문을 열었다. 잘 정돈되어 있는 반찬이나, 각종 소스들, 야채와 과일들 사이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작은 병에 담긴 오렌지 주스들이 역시 잘 정돈되어있었다. 토도마츠는 바로 앞에 있는 주스를 꺼내지 않고, 일부러 그 주스병들을 헤쳐놓고는 가장 뒤에 있는 주스를 손에 집었다. 조금 뒤섞인 것들을 보며 냉장고 문을 닫았다. 이걸 아마 집에 오자마자 정리할 정도로 깔끔하기도 하다. 토도마츠는 식탁 앞에 서서 빵가루를 흘리며 샌드위치를 먹고, 오렌지 주스의 뚜껑을 열어 식탁위에 올려두고는 그걸 마시고, 뚜껑 옆에 가지런히 두었다. 이런 짓을 해도 혼내지도 않을 정도로 상냥하고. 토도마츠는 배가 부르자 기분이 좋아져서는 콧노래를 부르며, 현관으로 향했다. 

 신발장에서 자신의 구두를 꺼내 챙겨 신고는, 현관 문을 열었다. 토도마츠는 이 집이 너무 좋았다. 안주머니가 없는 가벼운 캔버스백만을 들고 다니는 토도마츠에게 열쇠라는 존재는 꽤 귀찮았다. 열쇠고리를 다는 것을 제외하면 덜그럭거리는 소리나, 작아서 종종 잃어버리곤하는 것들이 신경이 쓰여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집은 말이지. 토도마츠는 춤을 추듯이 문을 닫았다. 자동도어락이 짧은 소리를 내며 잠겼다. 번호를 누르면 열리는 이 집은 방범이 조금 걱정은 되지만 굉장히 편했다. 바로 1층만 가더라도 인사를 해주는 경비가 있으니 괜찮겠지만. 

 토도마츠는 문 앞에 있는 엘리베이터의 버튼을 눌렀다. 우웅하고 1층에 있는 엘리베이터가 올라오는 소리가 들렸다. 이 건물에서 가장 고층에 있어서 이게 조금 귀찮기는 하지만 그 정도는 감수할 수 있다. 아츠시가 자신을 연애감정으로 아직도 좋아하고 있는 걸 감수하는 것처럼 말이다. 아츠시는 주위에 사람이 많다. 그만큼 그는 고백받는 횟수도 많았고, 고백을 차마 하지 못하여도,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많았다. 성별을 제외하고서라도. 그런 사람이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에 토도마츠는 당연하게도 우월감을 가졌다. 하지만, 뭐. 가까워지고 싶지는 않았다. 그냥 아츠시가 나한테 자꾸 고백해서 귀찮아-.정도로 주위사람들에게 자신의 입지를 다질 정도면 되었다. 그리고 아츠시도 그걸 아는 지, 더 이상은 가까이하지 않았었고. 고백을 몇 번이고 하지만, 거절을 하면 그 이상의 접근을 하지 않는 사람. 완벽한 그는 정말이지 짝사랑도 완벽하게 해내고 있었다. 

 땡

 엘리베이터가 도착하고, 문이 열렸다. 토도마츠는 익숙하게 그것에 타서는 버튼을 눌렀다. 문이 닫기고 내려간다는 안내 음성이 들렸다. 

 그런 그가 자신에게 동거를 제안해 온 것은 정말이지 의외였다. 운이 좋게 도쿄에 있는 대학에 붙었기에, 조금 구름을 나는 기분으로 졸업식에 참가했었다. 집은 도쿄의 외곽이지만, 어찌되었든 통학은 가능한 거리였고, 따로 집을 구할 필요도 없었다. 그런 그의 소식을 어디선가 들었는지, 아츠시가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며, 근처에 자취를 할 예정인데, 혹시 같이 하겠냐는 말을 했었다. 너무나도 가벼운 말이었다. 졸업식 끝나고 노래방이나 갈까?하는 정도의 가벼운 말이었기에 기분이 너무 좋았던 토도마츠는 그래라는 가벼운 질문에 걸맞는 가벼운 대답으로 넘겼었다. 

 그게 이렇게 될 줄은 몰랐었지. 토도마츠는 우웅거리는 소리만 울리는 엘리베이터의 거울을 보며 머리를 다듬었다. 결과적으론 자신에게는 잘 된 거다. 사실 아츠시가 집을 보여주고, 토도마츠의 방을 안내해주기 전 까지는 자신의 방에 무슨 몰래카메라라던가, 도청기같은 게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밖에 없었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그렇다고 쓸데없이 같이 등하교를 한다던가, 굳이 밥은 집에서 먹어야한다던가, 그런 규칙같은 것도 전혀 없었다. 남과의 동거는 처음이지만, 정말이지 담백하다 못해 혼자산다고 생각할 정도의 동거였다. 아츠시는 일찍 나갔다가, 늦게 들어온다. 그리고는 잠깐 청소를 하고, 부엌에서 뭔가 요리를 한 후, 안 쪽에 있는 그의 방에 들어간다. 가끔 마주쳐도 안녕이라는 가벼운 인사만 할 뿐이다. 정말 동거인이 필요했나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토도마츠의 천 엔짜리가 공과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리가 만무했다. 

 '왜 그럴까.'

 이 호기심이 토도마츠에게 있어서는 가장 꺼림칙한 부분이었다. 동거를 한 이후로는 그렇게 자주하던 고백도 전혀 하지 않았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아츠시는 애인이 꽤 자주 바뀐다는 소리도 들었었다. 나에게 마음이 더이상 없는 건가? 토도마츠는 뭔가 아쉬운 감정이 생겼지만, 이게 쓸모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지. 뭐.  

 땡

 일층에 도착했다는 소리가 들렸고, 문이 천천히 열렸다. 토도마츠는 핸드폰을 꺼내 시계를 확인했다. 수업이 시작하기 십 분 전이었다. 천천히 걸어가면 되겠네. 아츠시가 더 이상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건 어찌보면 잘 된 일이다. 아츠시의 그 감정만 없으면 

 동거인으로써는 최고의 사람이니까. 

 








 

@dlt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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