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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츠토도] 연애놀이

짝사랑상대와의 연애놀이



“여자친구랑 결혼하게?”

“응.”


토도마츠는 입을 샐쭉 내밀었다. 가슴에 뭔가 치고 올라오는 감정은 열등감이겠지. 좋겠네. 예쁜 여자친구랑 부모가 준 돈으로 결혼도 척척하고. 토도마츠는 괜히 심술이 나, 정곡을 찌르는 말을 했다. 날 좋아한다고 했으면서. 


“안 사랑하는데?”

“네가 할 말은 아니잖아?”


아츠시가 슬쩍 토도마츠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자신이 쏜 줄 알았던 화살은 어쩐지 돌아서 자신의 정곡을 찔렀다. 그 행동에 움찔하는 토도마츠를 보며 아츠시는 한 쪽 눈썹을 올렸다. 다분히 비웃는 어조로 그에게 말했다.


“네가 더 잘 알 거 아냐?”


졌다. 그 말을 듣자마자 토도마츠는 그렇게 생각했다. 입술을 깨물었다. 아츠시는 변해 있었다. 아니 원래 이런 사람이었을 지도 모르지. 아니 원래 그런 사람이었다. 단지 자신에게 사랑을 받는 것을 포기한 것뿐이다. 그랬으니까 나한테 다정하고, 배려를 해줬겠지. 이대로 지는 건 토도마츠는 싫었다. 네 배려 따위 없어도 나는 괜찮다고 알려주고 싶었다. 어쩐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약한 부분을 찾고 끼어드는 것은 아츠시의 특기니까.


“너 근데 여자친구한테 너무 한 것 아냐?”

“뭐가?”

“여자친구는 널 진심으로 좋아할 지도 모르잖아.”

“그렇겠지?”


옳지. 토도마츠는 드디어 약점을 잡은 듯 다시 화살을 들고 그에게 날렸다.


“와-. 너무해. 남의 진심을 무시하는 거야? 아츠시군?”


그 말에 아츠시는 크게 웃었다. 토도마츠는 그 웃음이 정곡을 찔린 민망한 웃음이라고 생각했다. 이겼다라는 생각에 괜히 으쓱한 표정으로 하염없이 웃는 미남을 쳐다봤다. 한참을 웃더니 아츠시는 여전히 입에 미소를 달고 입을 열었다.


“좋아하면 닮나보지.”


아.


“나도 항상 너한테 진심이었어. 마츠노.”


그 말에 토도마츠는 굳어버렸다. 아 그래. 이런 걸로 그를 비난할 처지가 되지 못하였다. 자신은. 아츠시는 앞에 놓여있는 커피를 느긋하게 한 모금 마셨다. 자신의 손 위에 덮고 있는 손을 들어 피아노를 치듯 자신의 손등을 톡톡 쳤다. 여전히 신기하다 싶을 정도로 여유로운 그였지만 오늘따라 뭔가 더 달랐다. 좀 더. 뭐라고 할까 개운하다고 해야 할까?


“그리고, 마츠노. 굳이 그러지 않아도, 난 너한테 못 이기는데.”

“응?”

“굳이 그럴 필요 없어. 어차피 나는 지는 싸움이야.”


네가 원하는 대로 나는 움직일 거니까. 그 말에 토도마츠는 뎅하고 머리가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신이 아츠시에 대해 다 아는 것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그래 뭔가 이상하게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맞아 떨어지는 것이 이상했다. 잊고 있었던 죄책감이 눌러 앉았다. 자신은 그를 위해 희생하는 척 그의 친절함에 어리광을 부리고 있을 뿐이었다. 그래 나와 연애놀이를 한다고 그가 기뻐할 일이 아닐 텐데.


이기고 싶은 마음도 없고. 아츠시는 말을 삼켰다. 자신이 그에게 이긴다면 글쎄, 그가 자신을 좋아하게 된다거나 그런 쪽이겠지. 이제와서 그런 건 잘 모르겠다. 긴 짝사랑의 끝에서 자신은 지쳐있었고 이제는 궁극적으로 뭘 바라는 지도 모르겠다.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기로 했다. 그에게 어떻게 보일 지 불안해하지 않기로 했다. 이것만으로도 그냥 그에게 사랑하는 것을 그대로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자유로운 기분이 들었다. 예전과는 전혀 다른 관계, 아츠시에게는 너무 익숙한 관계지만 신선한 상대.


토도마츠의 멍청한 표정을 보며 아츠시가 말했다. 연애 놀이를 하려면 좀 더 제대로 해야 하지 않겠어?


“마츠노 웃어. 웃어야지. 네가 만든 지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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