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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도쵸로] 집



소재 및 고어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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쵸로마츠는 달리고 있다. 발이 빠르다는 말은 예전부터 들어왔다. 달리는 건 꽤 자신 있다. 만약

그에게 두 다리가 다 있었다면 말이다.

숨이 차지만 멈출 수가 없었다. 그는 도망치고 도망쳤다. 익숙한 골목이 보였다. 여기만 지나면 모두가 있는 집이다. 조금만 더.

“형, 어디가?”

쵸로마츠는 익숙한 목소리와 함께 어깨를 잡히는 센 힘에 움직임이 멈추었다. 고개를 돌리자 자신과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얼굴인 토도마츠가 환하게 웃고 있었다.

“집에 가고 싶었어?”

“아…, 그 아니, 그러니까.”

“말을 하지-. 같이 가면 되는데.”

토도마츠는 여전히 웃는 모습으로 밝게 대답했다. 평소와는 다르다. 뭔가 심기가 뒤틀린 표정으로 자신의 한 쪽 다리를 뭉갰던, 저번 달과는 다르고, 그 전에 자신을 어딘가로 가두어놨던 작년과는 다르다. 맞아. 오늘은 자신에게 보라는 듯, 문을 열어두고 나갔었다. 수많은 잠금장치를 하나도 하지 않은 채로. 쵸로마츠는 그걸 의식했다. 지금의, 오늘의 토도마츠는 자신에게 고백을 했던 고등학교 때의 토도마츠일지도 모른다. 집 근처에 가까이에 와서 다시 기억이 돌아왔을 지도 모른다. 아니면 오늘 아침에 갑자기 정신이 들었다던가, 이유는 상관없었다.

귀여운 얼굴로 수줍게 형 좋아해라고 말했던 그 때의 토도마츠로 돌아와 주기만 한다면.

토도마츠와 사귀는 사이가 된 건 그 날 이후, 좀 더 고민을 하던 기간을 거쳤다. 쵸로마츠도 토도마츠를 사랑했다. 아니 애초에 지는 게임은 하지 않는 토도마츠가 그에게 고백을 했다는 건 이미 다른 형제들도 알 정도로 티가 났기 때문이리라. 토도마츠는 귀여웠고, 애교도 많았으며 그와 상관없이 쵸로마츠에게 많은 의지를 했었다. 그 때문에 쵸로마츠는 좋았다. 날이 갈수록 발전도 없이 쓰레기처럼 살아가는 자신에게 의지를 하며 삶의 이유를 알려주는 사람.

그 사람이 토도마츠였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진다는 듯이 그의 고백을 받고 다른 사람들과 같은 연애를 해나갔다.

작년 전 까지는 말이다.

“형 근데 옷이 너무 지저분하다. 오랜만에 가는 데 옷을 좀 갈아입고 가는 게 낫지 않을까?”

토도마츠는 쵸로마츠의 어깨를 잡던 손을 내려 떨고 있는 쵸로마츠의 손을 꼭 잡았다. 이렇게 손을 잡은 것도 오랜만이다. 토도마츠는 항상 그를 안거나 혹은 가끔 때리거나 했을 뿐, 가벼운 스킨십은 잘 하지 않았다. 쵸로마츠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잠깐 집에 갈까?”

토도마츠는 웃으면서 쵸로마츠를 훑어봤다. 쵸로마츠는 최근 변했다. 깔끔하게 다린 옷만 입던 그는 더러운 옷을 입고도 스스럼없이 문이 열려있으면 나가려고 하고, 먼저 자신에게 손을 내밀거나, 웃어주거나 했었는데 그런 것도 없이, 책만 보기만 하고. 아 이건 최근은 아니고 몇 년 전의 일이다.

토도마츠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로 쵸로마츠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꽤 큰 기대를 했었다. 고등학교 때는 같은 반도 아니었을 뿐더러, 학교 내에서 붙어있다가는 소문이 퍼질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쵸로마츠가 취직과 진로 중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것도 토도마츠에게 있어서는 최고였다. 그가 집에만 있다면 자신과 함께 놀아주고, 가끔 어디 여행도 가고 할 수 있을 테니까.

하지만 그의 기대를 비웃듯, 쵸로마츠는 졸업이후 계속 취직에 전념했다. 토도마츠와 지내는 시간도 있었지만, 보통은 취업관련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거나, 면접을 보러갔다. 형제들이 어느 순간에 너희들 이제 헤어졌냐는 말이라도 농담으로 할 정도로 쵸로마츠는 소홀했다. 쵸로마츠는 아니라며 손사래를 쳤지만, 그리고 토도마츠도 자존심 때문에 괜찮다며 말을 했지만, 솔직히 서러웠다. 어째서? 왜 형은 나랑 원하는 게 다른데?

그래서 토도마츠는 그와 같이 행동하기로 했다. 밖으로 나돌기 시작했다. 그가 모르는 친구들을 사귀고, 만나고, 밖에서 그를 만나면 모르는 척까지 하기도 했었다. 미팅에 참가하기도 하고, 동호회에 들고, 핸드폰을 사 그가 모르는 연락도 하고. 쵸로마츠가 자신과 같은 느낌을 받고 다시 자신에게 돌아 와주기를 바라면서.

그렇지만 쵸로마츠는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소원해졌다. 둘이 있으면 달콤하고 즐거웠던 시간은 기억에도 없을 정도였다. 그래서 토도마츠는 결국 그를 가둬놓기에 다다른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그가 지금처럼 나왔을 때. 다리를 한 쪽 뭉갰다. 아마 저번 달이었을 거다. 솔직히 모든 건 쵸로마츠의 잘못이었다.

애초에 그가 토도마츠에게 잘해줬다면, 아니 그 이후라도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다시 다정하게 말이라도 해줬다면 사랑한다는 말이라도 해줬다면 나는 이렇게 까지 하지 않았을 텐데.

토도마츠는 고개를 끄덕이는 쵸로마츠에게 웃으면서 주스를 건넨다.

“여기까지 뛰어와서 목마르지? 자. 이거.”

쵸로마츠는 어깨를 움츠리며 뭔가 경계하는 듯이 눈치를 봤다. 쯧. 토도마츠는 짜증이 났지만, 최대한 숨기고 웃었다.

“싫어? 내가 먹을까?”

주스의 뚜껑을 열고 입에 대려는 순간 쵸로마츠가 입을 열었다.

“아니, 나 마실래.”

“응.”

이렇게 행동으로 보여줘야 남을 믿는 사람이니까 나도 어쩔 수가 없지. 그러니까 이렇게 내 사랑이 보이게 가둬 둔거야. 토도마츠는 열린 주스 병을 그에게 주었다.

쵸로마츠는 목이 많이 말랐는지 벌컥벌컥 마셨고, 토도마츠와 손을 잡고 조금 걷다가 쓰러져 잠들었다. 토도마츠는 익숙하게 그를 들어 안고 천천히 집으로 걸어갔다.

그와 자신의 집으로.







@dlt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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